뉴웨이즈, ‘정치 마트’ 개최…다양성을 시스템으로 만드는 사람들 소개
용혜인·이탄희·장혜영·신인규 등 정치개혁 2050 소속 정치인들도 참석
27일, 선거제 개편 논의할 전원위 열려…3명 모두 수정안 논의 가능성 열어놔

왼쪽부터 장혜영 정의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신인규 국민의힘바로세우기 대표,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제공=뉴웨이즈
왼쪽부터 장혜영 정의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신인규 국민의힘바로세우기 대표,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제공=뉴웨이즈

“국회가 왜 일을 안 하는지 파고 들어가보니 (양당이 누리는) 반사이익에 원인이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내가 일 안해도 남이 못하면 내가 이길 수 있는 구조더라구요. 그래서 ‘이 구조를 깨자’, ‘다양한 구조를 만들어 경쟁 시키자’는 목적으로 정치개혁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탄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선거제도에 다양성을 반영해야 하는 이유로 ‘국회가 일을 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법제사법위원회 등원 첫 날 첫 질문시간, 준비한 자료를 펴놓고 준비된 질문을 한 사람이 본인 밖에 없다는 걸 깨달은 이 의원. 다른 의원들은 주로 상대방이 얘기하길 기다렸다가 상대방이 잘못한 것을 지적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허탈했던 이 의원은 그 이유를 파고 들었고 거기서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깨달았다고 한다.

“(유권자들이) 상대당을 도저히 못찍게 하는 일에 집중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더라구요. ‘그래서 이렇게 됐구나’는 걸 깨달았고 ‘이거 정말 바꿔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왜냐면, 저는 정말 일하고 싶거든요. 우리 사회를 위한 것도 있지만, 국회의원으로 행복하게 일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선거제 바꾸고 싶어요”

19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린 '정치 마트'에 시민들이 참석해 둘러보고 있다/제공=뉴웨이즈
19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린 '정치 마트'에 시민들이 참석해 둘러보고 있다/제공=뉴웨이즈

젊치인(젊은 정치인)을 양성하고 지원하는 비영리 사단법인 뉴웨이즈(이사장 박혜민)가 19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팝업스토어 ‘정치 마트’를 열었다.

‘다양성을 시스템으로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 날 행사에는 여러 영역에서 다양성을 구체화하고 제도화한 또는 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 1층을 가득 메웠다.

특히 원내외에서 정치개혁을 주장하는 초당파적 청년 정치모임 ‘정치개혁 2050’ 소속 4명의 정치인들이 참석, 정치에서 다양성을 제도화하는 일이 왜 중요한지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국가대전략 논의할 수 있어야’, ‘국민을 닮은 국회’, ‘선거제를 넘어 정치개혁’…정치인들이 생각하는 선거제 개혁

신인규 국민의힘바로세우기 대표는 현행 소선거구 제도를 바꿔야 하는 이유로 국가대전략 논의의 실종을 들었다. 국회의원들의 국가적 아젠다보다는 지역 이슈에 매몰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 대표는 선거구를 광역단위로 조금 더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지금 대한민국 외교 전략 같은 거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대전략? 이런 게 없습니다…(중략)…국회의원이라면 중앙정부를 감시하고 국가적 아젠다들을 고민하면서 대전략을 짜야하는데, 지금 국회의원들은 자기 당선을 위해 지역의 이슈들에만  파고드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이탄희 의원님 말씀대로 조금 더 광역단위에서 선거를 치르게 되면 국회원들의 시야가 더 열린다고 생각합니다”

장혜영 의원(정의당)은 ‘국민을 닮은 국회’를 강조했다.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만큼 국회 역시 다양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원내에 다양성을 보장하는 형태로 제도개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회가 국민을 닮아야 한다’는 것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중략)…지금 여기 앉아 있는 여러분들은 직업도 다르고 성별도 다르고 집중하시는 이슈도 다르잖아요. 굉장히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국민들이 이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거죠. 그런데 정작 우리의 대의민주주의의 선출 시스템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들의 이런 다양성을 잘 반영하지 못하고 있죠. 그래서 저는 정치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용혜인 의원(기본소득당)은 선거제도를 옳고 그르냐의 의미로 따지는 것을 경계했다. 다만 국민들이 더 다양한 선택을 하고 싶음에도 그러지 못하는 상황을 지적했다. 이를 위해 선거제를 포함해 정치관계법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당제와 다당제를 놓고 무엇이 더 옳고 그르냐 이전에 국민들이 더 다양한 정당을 선택하고 싶음에도 불구하고 그럴 수 없도록 지금 선거제도가 짜여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봅니다…(중략)…선거제를 포함해 정치관계법 전반을 손봐야 해요. 같이 선거를 치르는데도 국민들한테 가서 우리(소수정당)가 하고자하는 정책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너무 부족하거든요. 그래서 선거제도 개혁안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정치개혁까지 (폭넓게)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7일부터 열리는 선거제 개편 전원위원회…정개특위에서 올라온 세가지 안만 생각할 필요 없어

한편 원내에 있는 세명의 의원(이탄희·장혜영·용혜인) 모두 27일 열리는 전원위원회에서 수정안 준비 가능성을 열어놨다. 27일부터 2주간, 국회에서는 선거제 개편을 위해 국회의원 전원이 논의의 장에 나설 예정이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올린 개편안은 △소선거구제+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권역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 등 3개다.

이탄희 의원은 “(전원위원회에 올라온 세가지) 안이 지금 지나치게 협소하게 의결됐다고 생각한다”며 “국회의원 기득권을 많이 내려놓은, 보다 혁신적이고 다양성이 증진된 개혁안들을 추가적으로 포함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혜영 의원 역시 세 가지 안에 구속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세 가지 안이 제출됐는데 그중에서만 골라야하는 3지선다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정개특위가 논의를 위해 편의상 제출한 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따로 의원실 차원에서 준비한 안은 없는지 묻는 질문에 개인의 생각임을 전제로 “(따로 안을 준비해서) 이건 정의당안, 이거는 민주당안 이렇게 불리는 순간 협의가 안 될거라고 본다”며 “우리가 그 자리(전원위)에서 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용헤인 의원도 안을 준비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용 의원은 “일단 안을 성안 중인데 정개특위 안이랑은 결이 다르다”며 “완전연동형으로 가고, 의석수도 늘리고, 개방명부제도 도입하는 등 고민을 하고 있어서 성안 되는 걸 지켜봐야 발의까지 할지 말지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요일에도 현장을 가득 메운 2030, 정치 다원화 꿈꾸며...'우리도 언젠가는'

일요일(19일) 낮,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린 '정치 마트'에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제공=뉴웨이즈
일요일(19일) 낮,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린 '정치 마트'에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제공=뉴웨이즈

오후 2시부터 저녁 6시까지, 무려 4시간동안의 긴 토크세션이었지만 행사장이 열린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시민들 대다수는 2030. 이들은 가끔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가끔은 공감이 가는 표정으로 세션을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젊치인 에이전시를 표방하는 뉴웨이즈 주최 행사답게 젊치인 지망생들도 만나 볼 수 있었다. 대학교 1학년에 재학중이라는 이재황씨는 “뉴웨이즈를 알게 된 건 고3때부터지만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가진 건 오래전부터”라며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이 심각한데, 나중에 정치를 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정치를 하기 위해 교사를 그만뒀다는 전수완씨는 우리나라 선거제도가 비례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보였다. 전씨는 “사실 시의원이나 구의원도 지역구를 관리하는데, 아니 심지어 지방자치단체장도 지역을 관리하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개인적으로는 (현행제도가 의원들이) 오래동안 의원직을 유지하기 위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비례대표제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많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에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는 “제도의 변화가 사실 우리의 일상과 얼마나 맞닿아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얘기하고 싶었다. 다양한 정책과 다양한 인물이 등장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선거제도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일요일에 시간을 내 정치관련 행사에 참여하는 게 쉽지 않은데 이렇게 오신 걸 보면,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주신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정치 영역 이외에도 산업·도시·미디어 등에서 다양성을 시스템으로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와 유보라 보마켓 대표, 김수연 뉴닉 대표는 각각 산업생태계와 공간, 커뮤니케이션·캠페인에서 다양성을 지향한 이유와 구체화한 사례 등을 시민들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왼쪽부터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 유보라 보마켓 대표, 김소연 뉴닉 대표, 곽민해 뉴웨이즈 커뮤니케이션 매니저/제공=뉴웨이즈
왼쪽부터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 유보라 보마켓 대표, 김소연 뉴닉 대표, 곽민해 뉴웨이즈 커뮤니케이션 매니저/제공=뉴웨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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