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성도 마이오렌지 대표 
‘더 쉽게 더 많이 기부하기’ 미션으로
통합관리, 간편결제 개발로 기부문화 바꾼다

‘어느 단체에 기부해야 좋을까?’, ‘기부금 결제는 왜 이렇게 복잡할까?’

기부를 결심한 사람들이 한 번쯤 겪어본 고민이다. 내가 기부하고 싶은 단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면, 기부하는 과정이 쉽고 간단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기부 관리 플랫폼 ‘마이오렌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다. 조성도 대표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마이오렌지가 창출하려는 소셜임팩트는 무엇인지 들어봤다.

마이오렌지는 국내외의 대표적인 기부단체들과 협력해온 슬로워크에서 10년간 일해온 조성도 대표가 창업한 팀으로 현재 총 6명의 구성원이 함께 일하는 스타트업이다. 10대 때부터 '기부'와 관련한 활동을 시작한 조 대표는 "우리 사회에서 기부단체의 활동이 내가 생각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며 "기부자들이 모이면 변화를 만드는데 가장 강한 원동력이 될 거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출처=마이오렌지
마이오렌지는 국내외의 대표적인 기부단체들과 협력해온 슬로워크에서 10년간 일해온 조성도 대표가 창업한 팀으로 현재 총 6명의 구성원이 함께 일하는 스타트업이다. 10대 때부터 '기부'와 관련한 활동을 시작한 조 대표는 "우리 사회에서 기부단체의 활동이 내가 생각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며 "기부자들이 모이면 변화를 만드는데 가장 강한 원동력이 될 거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출처=마이오렌지

지난해 6월 설립된 마이오렌지는 국내외 비영리단체와 협력해온 ‘슬로워크’에서 새롭게 출범한 기부금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더 쉽게, 더 많이 기부하기’를 미션으로 내세운 마이오렌지는 기부자들이 자신의 기부 내역을 한 곳에서 파악해 관리하고, 기부단체별 평점과 리뷰를 확인할 수 있는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 기부문화를 연구하는 ‘기빙코리아’가 2022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기부자 1인당 기부처는 평균 1.9곳으로 나타났다. 마이오렌지가 같은 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기부처가 3~5곳이라는 응답이 47%로 가장 많았다. 다수의 기부처에 돈을 내지만, 기부 내역을 한눈에 확인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 관리를 포기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기부 관리 통해 단체 활동에 꾸준한 관심을

조성도 대표는 “MYDINA는 '기부단체에 대해 알고 싶은 정보를 찾기가 어렵다'는 기부자들의 목소리, '기부단체의 현황은 어떤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기부 현장의 목소리에서 시작됐다"며 "한국 기부 생태계의 신뢰성을 증대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성도 대표는 “MYDINA는 '기부단체에 대해 알고 싶은 정보를 찾기가 어렵다'는 기부자들의 목소리, '기부단체의 현황은 어떤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기부 현장의 목소리에서 시작됐다"며 "한국 기부 생태계의 신뢰성을 증대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오렌지는 1000만명에 달하는 국내 기부자들이 더 쉽고 똑똑하게 기부할 수 있도록, 기부자가 어디에 기부를 했든 그 내역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조 대표는 “처음에는 명확한 동기를 가지고 기부를 시작했어도 시간이 갈수록 관성에 따르고, 결국 기부단체의 활동에 대한 관심도 점점 멀어진다”면서 “기부 경험과 지식이 늘어날수록 새로운 기부처를 찾고 싶은 욕구도 발현된다”고 말했다.

마이오렌지는 여러 곳에 산재된 비영리단체 정보를 모아 2만 3000곳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기부자가 새로운 기부처를 쉽게 탐색할 수 있도록 평가 지표인 ‘MYDINA’도 자체 개발했다. 조직 목적 및 전략, 사업 관리 및 성과, 운영의 탁월성, 지배구조 및 투명성 등 4가지 측면에서 기부단체를 분석했다. 여기에 실제 기부자들의 리뷰, 언론보도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기부자들이 단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돕는 것이다.

마이오렌지는 기부자를 모으고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기부단체에도 도움을 준다. 단체와 잘 맞는 잠재 기부자를 파악해 유치하는 한편, 기부자들의 경험 평가를 통해 기부 유지율을 높이고 기부금을 증액하는 등 여러 측면에서 활용할 수 있다. 조 대표는 “만성적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기부단체를 위해 기부자 관리 자동화 기능이 개발되면, 반복적 업무 대신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리라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기부 시장도 ‘디지털 전환’ 중요…쉬운 결제 개발

마이오렌지는 올해 3월 임팩트 투자사 ‘소풍벤처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투자금은 편리한 기부금 관리와 간편 결제를 위한 핀테크 기술 개발에 특히 집중해 활용할 계획이다. 최근 기부 시장에도 ‘디지털 전환’이 중요한 이슈로 부각됐는데, 모금 분야에서는 아직도 간편 결제조차 되지 않는 현 상황을 무겁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기부를 시장으로 보면 기부자들은 고객입니다. 영리 분야에서 특히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이유는 무엇보다 결제가 쉬워서고 고객이 이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비영리 분야에서 기부자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해 발전하고 있는가? 이에 대한 긍정적 대답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쇼핑만큼 쉬운 기부.’ 이것이 마이오렌지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입니다.”

현재 마이오렌지는 플랫폼 내부에서 간편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해 '기부 올인원 서비스'로 거듭나는데 집중하고 있다. 또한 기부단체들이 유용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해 월 정기구독으로 과금하는 방식을 비즈니스 모델로 계획 중이다./출처=마이오렌지
현재 마이오렌지는 플랫폼 내부에서 간편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해 '기부 올인원 서비스'로 거듭나는데 집중하고 있다. 또한 기부단체들이 유용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해 월 정기구독으로 과금하는 방식을 비즈니스 모델로 계획 중이다./출처=마이오렌지

한국의 기부문화는 기부단체 및 기부금 총액 증가 등 여러 측면에서 성장해왔지만, 기부자들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부분도 여전하다. 기부단체가 하는 일을 단순히 ‘착한 일’,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이라 생각하는 문화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점점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부단체의 전문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 대표는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부단체에 우수한 인력이 많이 유입돼야 하는데 급여나 노동시간 등 근무 환경이 열악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며 “마이오렌지가 기부를 더 쉽게 만들어서 지금보다 더 많은 기부금을 모금해 노동 환경 개선에 기여하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 공익활동이 지속가능하도록 변화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밖에 마이오렌지는 올해 혁신적인 기부단체 활동 사례와 심층 인터뷰, 기부자 관리 방법 핸드북 등 양질의 콘텐츠를 개발해 배포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우리 사회에 ‘기부 천재들’이 많다”며 “기부자들이 이들의 리뷰를 읽어보며 나만의 기부 철학은 무엇이고, 단체 선정 기준은 어떤지 고민해보며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한국의 개인 기부금 규모는 연간 10조 3000억 수준이다. 마이오렌지는 기부문화와 기부단체의 변화를 촉진시켜 이를 2~3배로 늘리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기부를 쉽게 만드는 것이 첫 번째이고, 기부가 쉬워지면 더 많이 기부하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0년간 GDP 대비 기부금 비율을 보면 한국은 0.6~0.8% 수준으로, 1.9~2.2% 수준인 미국에 비하면 앞으로의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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