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광진사회적경제네트워크 10주년 기념 포럼 열려
부설 연구소 ‘연구공방 사람’ 개소식도
“‘연구공방 사람’ 통해 현장 목소리 듣고 연구하며 주민과 함께 성장 목표”
“내년 광진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직영 전환 및 예산 70% 삭감 통보”

광진사회적경제네트워크가 부설 연구소 ‘연구공방 사람’ 개소식과 10주년 기념 포럼을 개최했다./제공=광진사회적경제네트워크
광진사회적경제네트워크가 부설 연구소 ‘연구공방 사람’ 개소식과 10주년 기념 포럼을 개최했다./제공=광진사회적경제네트워크

“지금 우리사회는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고 생각해요.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임금은 그대로고, 가계부채는 말할것도 없고, 국제적으로는 전쟁이 계속 발생하고 있죠. 기후위기로 어딘가에서는 사람들이 다치고 죽습니다. 저는 사회적경제가 이런 상황을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게 하는 하나의 희망이라고 생각해요. 무한 경쟁과 이윤 추구의 원리보다는 자발적 참여와 협동과 연대의 원리로 하는 새로운 경제공동체죠. 그리고 광진사회적경제네트워크는 이러한 새로운 경제공동체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인 네트워크입니다.”

‘연구공방 사람’의 신동주 소장이 광진사회적경제네트워크를 설명했다. 그는 “‘연구공방 사람’은 현장의 소리를 듣고 활동과 연구를 병행하면서 지역의 사람들과 함께 성장하고, 삶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광진사회적경제네트워크(이하 광사넷)이 창립 10주년을 앞두고 14일 건국대학교 동물생명과학관 711호에서 10주년 기념 포럼과 부설 연구소 ‘연구공방 사람’ 개소식을 동시에 개최했다.

지난 2014년 출범한 광사넷은 기초단위 사회적경제 네트워크 조직으로, 민주적인 회의체계, 상호거래, 협업구조, 기금조성, 시민자산화 등의 활동을 해왔다. 특히 (2022년 기준) 68개 사회적경제기업이 모여 협업하고 있으며, 상호거래 4억1468만9732원, 거래 건수 1226건, 자조기금 1억원 운용과 돌봄, 교육, 주거복지, 유통, 먹거리의 4개의 협업분과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박용수 광진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은 “출범한지 10년이 다 돼가는 광사넷이 어떻게 성공했고,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확인하려고 한다”면서 “그래야 광사넷을 벤치마킹 하는 타 지역에서도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를 전하는 박용수 광진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사진=박미리 기자 
인사를 전하는 박용수 광진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사진=박미리 기자 

광사넷의 상호협력의 작동 원리는 무엇?

이날 포럼은 광사넷 생태계를 연구한 두 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협력의 작동방식에 대한 연구(이은주 광사넷 부설연구소 연구활동가) ▲사회적경제가 공유의 비극을 넘는 법(김미영 한신대학교 사회혁신협동과정 박사과정/지도교수 신명호)다. 두 논문 모두 광사넷의 상호협력 작동원리와 구성요소, 사회적자본의 형성과 활용을 연구했다.

먼저 이은주 활동가는 논문에서 ‘협력’의 방식을 광사넷 사례에서 찾아 다양한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협력의 일반적인 원리와 작동방식을 설명했다. 특히 이은주 활동가는 논문을 통해 광사넷의 협력의 구성요소를 ▲상호거래 ▲다양한 회의체계 ▲공동자산 ▲공동사업 ▲중간지원조직 등 5개로 봤다. 이은주 활동가는 "이들은 각각을 촉진하고, 상호작용을 촉진하면서 상호 의존성을 강화시키고, 규모의 경제를 일으키고, 배려를 전인 시키는 촉진 전략"이라며 "이는 의무/호혜의 논리, 교환의 논리, 배려의 논리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런 형태로 광사넷의 협력 체계를 정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은주 활동가는 광사넷의 협력 경험이 주는 시사점을 ▲협력을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 필요 ▲협력이 심화 확대되기 위해 호혜/의무논리, 배려의 논리와 함께 ‘교환의 논리’ 공존 ▲배려 문화를 촉진하는 제도적 방안 모색 필요 등 세 가지로 정리했다.

이어 한신대학교에서 박사과정 중인 김미영 씨는 지역사회에 기반한 사회적경제 네트워크 조직이 어떻게 사회적자본을 구축하는지를 확인했다. 특히 그는 광사넷 사례를 통해 사회적자본은 '관계'에 존재하며, '관계'는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광사넷은 생성 초기 면대면 대화와 비공식 모임을 통한 상호작용의 기회를 촉진했고, 이를 통해 이해관계자들 간의 깊은 의사소통의 기회와 협력자들 간 관계망을 돈독히 해 왔다”면서 “다양한 상호작용은 결과적으로 거래의 합리성의 장벽, 공유자원의 딜레마를 넘어설 협력의 시발점이 됐고, 향후 개별기업이 사회자본의 접근성을 강화하고 자발적 참여를 촉진하는 바탕이 됐다”고 했다. 또한 광사넷이 개별 기업의 필요와 욕구를 파악해 경제공동체라는 공동가치를 형성하고, 이것이 상호거래, 광진협동기금, 광진공제부금, 경영지원서비스 활동, 공유 사무실 운영 등 협업 제도를 만드는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광진사회적경제네트워크 10주년 기념 포럼&부설 연구소 연구공방 사람 개소식 현장을 찾은 사람들./사진=박미리 기자 
광진사회적경제네트워크 10주년 기념 포럼&부설 연구소 연구공방 사람 개소식 현장을 찾은 사람들./사진=박미리 기자 

광진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직영전환...광사넷 "수준높은 경제공동체 만들 것"

실제로 타 지역에서 광사넷의 이같은 활동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방문하는 경우도 많다. 광사넷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20여곳의 300여명의 직원들이 선진지 탐방으로 광진구를 다녀갔다.

하지만 이처럼 협력과 상호작용을 통해 민관협력 체계를 만들고,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만들어온 광진구는 변화를 앞두고 있다. 내년부터 중간지원조직인 광진구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를 민간위탁에서 직영으로 전환하고, 예산 70% 삭감을 통보받은 것. 광사넷 측은 '민 주도로 만들어진 광사넷이 민관협력을 통해 광진구의 사회적경제 생태계 활성화를 구축해 왔지만, 내년부터는 민관협력 거버넌스가 붕괴될 것'을 예상했다. 광사넷 관계자는 “생활경제활동이 정치적 옵션으로 평가되는 것이 안타깝다. 광사넷은 더 높은 수준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계속해서 경제공동체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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