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고향세 모금 페이지/출처=위기브 웹사이트 캡쳐
영암군 고향세 모금 페이지/출처=위기브 웹사이트 캡쳐

고향사랑기부제의 취지는 부족한 세수를 확보해 열악한 환경에 있는 지역을 돕는 것이다. 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단순히 인구의 쏠림 현상만을 뜻하지 않는다. 모든 인프라와 자원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음을 뜻한다. 일자리, 학교, 학원, 병원, 공공 시설 등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모두 수도권 인구에게만 주어지는 것이다. 이는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에게는 매우 불공평한 처사이다. 경제 인구로 활동하는 모든 이들은 국가의 세금을 납부한다. 똑같은 세금을 납부하지만 지역의 인구는 세금으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수도권 인구의 절반 조차 되지 않는 것이다. 특히 열악한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 일수록 그 사정은 더하다.

고향세의 목적은 지역 불균형 해소

이런 지역 불균형을 극복하고자 시작된 제도가 바로 고향사랑기부제이다. 누구나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원하는 지역에 세금을 납부할 수 있다. 사실 이는 세수의 증액을 시사 하는 것이 아니다. 개인당 연간 10만원 까지 전액 세액공제가 된다. 10만원 초과분은 16.5% 세액공제가 된다. 이는 누구나 10만원까지는 원하는 지역에 세금 납부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기는 것이다. 국가에 낼 세금을 지역으로 분산하는 효과를 가져 온다. 이것이 고향사랑기부제의 진정한 목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세금의 재분배가 가속화 될려면 보다 영리한 방식의 모금 방법이 필요하다. 시간이 갈수록 지역에 연고를 둔 출향인은 줄어들고 있다. 절대 인구 감소보다는 지역과 관계 맺고 교류하는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다. 출향인에게만 홍보하는 고향사랑기부제의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이유이다. 그래서 사회적 목적이 분명한 기부 홍보가 선행되야 한다. 기부자들은 아동, 노인, 청년 등 세대 문제에 따라 기부 효능감이 다르고 의료, 복지, 일자리, 동물등 사안 마다 관심 가는 주제도 다르다. 효과적인 기부 모금을 위해서 기부금 사용 계획 및 투명한 공개가 선행 되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특별히 연고가 없는 지역에도 기꺼이 기부를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2008년에 고향세 제도를 도입한 일본은 이렇듯 지정기부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모금 시장의 규모는 연간 8조원을 넘어선다.

전라남도 영암군, 성공을 이루다.

그런 점에서 영암군의 사례가 주목할만 하다. 이들은 지역 공공산후조리원을 건립하겠다는 ‘신생아 생존보장: 영암맘 프로젝트’라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모금 플랫폼에 공개하고 사용계획 역시 기부자들에게 투명하게 알리고 있다.

국내 산후조리원 이용률은 80%에 육박한다. 민간 시설 비용은 평균 300만원 수준이다. 이 마저도 열악한 지역에 거주하는 산모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주변 대도시로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영암군은 지역 산모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필요한 장비를 구매하는데 기부금을 사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누구나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영암맘 프로젝트가 알려지면서 모금 개시 한달 만에 1억이 넘는 모금을 달성했다. 현재까지 1억1844만7000원(12월27일 기준)이 모였다. 이는 모금 플랫폼의 집계 결과로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모금한 금액까지 합하면 상당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플랫폼 모금 목표액 300%를 넘어선 수치이다.

이런 영암군 사례는 국내에서도 지정기부가 통하고 활발한 모금이 이루어지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뜻한다. 이들의 성공은 단순히 고향사랑기부제의 한 사례가 아닌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한 것과 같다. 영암의 지정기부가 국민들의 기부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영암군의 지정기부 방식은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는 다른 지역에서도 배워야 할 모델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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