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을 위한 자전거 친화도시 1010을 제안하며'
(재)숲과나눔 자전거시민포럼, 국회토론회 개최

'탄소중립을 위한 ‘자전거 친화도시 1010’을 제안하며' 토론회 참석자들의 기념촬영 모습 / 제공=(재)숲과나눔
'탄소중립을 위한 ‘자전거 친화도시 1010’을 제안하며' 토론회 참석자들의 기념촬영 모습 / 제공=(재)숲과나눔 자전거시민포럼

“10분 내외 일상생활권 이동 10%는 자전거로 합시다.”

재단법인 숲과나눔(이사장 장재연)은 지난 2월 20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자전거 친화도시 1010’을 제안하며”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재)숲과나눔 자전거시민포럼(공동대표 김광훈 광주에코바이크 운영위원장, 정현수 대구지속가능발전협의회 회장, 윤제용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교수)과 이용빈 의원실(더불어민주당/광산갑)이 공동 주최했다. 광주에코바이크와 대구지속가능발전협의회, 바이크매거진, 싸이클러블코리아, 한국자전거단체협의회, 자전거타기운동연합,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 생태교통네트워크가 후원했다.

‘자전거친화도시 1010’은 탄소중립을 위한 우리 공동의 목표

윤제용 공동대표는 토론회 시작에 앞서 “그동안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우리가 사는 도시를 탄소중립도시, 자전거 친화도시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계속됐지만, 이러한 열망이 정책 차원에서는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자전거를 탄소중립 교통수단으로써 지지하는 많은 이들의 활동과 에너지를 수렴하는 정책 메커니즘이 없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활동하는 글로벌 공동체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며 “‘자전거 친화도시 1010’은 분산된 시민운동을 하나로 수렴하기 위한 정책목표로 기후운동 진영의 다양한 의제를 하나로 묶는 1.5℃ 목표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현수 공동대표는 개회사에서 “‘자전거 친화도시 1010’은 자전거를 통해 탄소중립 도시로 나아갈 수 있다”며 “단순히 자전거를 타는 행동을 넘어, 도시공동체를 살리고, 시민을 탄소중립의 주체로 세우자”고 말했다.

이어진 환영사에서 장재연 (재)숲과나눔 이사장은 “(재)숲과나눔은 자전거 친화도시야말로 탄소중립도시가 되기 위한 전제 조건임을 강조하며 수송부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자전거 정책을 적극 활용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며 “자전거 시민운동의 다양한 활동을 수렴하고 이해관계자들의 노력을 집중할 수 있는 공통된 목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본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이용빈 의원(더불어민주당/광산갑)은 서면을 통해 “현재 자전거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 제도가 존재하지만, 여전히 미비한 부분이 많다”며, “자전거 이용자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과제다”고 말했다.

한만정 한국자전거단체협의회 대표는 축사를 통해 “건강, 교통, 산업, 에너지뿐만 아니라, 생활환경실천에 이르기까지 자전거 이용 활성화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위치에 있다”며, “녹색교통수단인 자전거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축사에서 김종석 자전거타기운동연합 회장은 “정부나 국회는 최근 기후위기를 직접 체험하면서도 탄소감축 정책에 있어서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37.8% 탄소배출을 감축하려면 도시교통 부문에서의 탄소 저감이 없으면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말했다.

정현미 (재)숲과나눔 자전거시민포럼 정책위원장이 ‘탄소중립을 위한 자전거 친화도시 1010-10분 도시, 자전거 수단분담률 10%’를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 제공=(재)숲과나눔 자전거시민포럼
정현미 (재)숲과나눔 자전거시민포럼 정책위원장이 ‘탄소중립을 위한 자전거 친화도시 1010-10분 도시, 자전거 수단분담률 10%’를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 제공=(재)숲과나눔 자전거시민포럼

10분 생활권, 자전거 이용률 10%로 자동차 중심에서 사람 중심 도시로 전환

발제를 맡은 정현미 (재)숲과나눔 자전거시민포럼 정책위원장은 “‘자전거 친화도시 1010’은 10분 내외의 일상생활권에서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이용해, 자전거 이용률을 10%까지 올려 자전거 친화도시를 만드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앞의 10은 10분 내외로 장보기, 의료, 교육, 여가 등 생활 편의시설과 서비스에 도달하기 위한 시간개념이고, 뒤의 10은 열 명 중 한 명, 또는 열 번 이동 중 한 번은 자전거로 이동하는 이용률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자전거 친화도시 1010’의 핵심은 차량 중심의 도시환경을 사람 중심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자전거 친화도시 1010’을 구현하기 위한 선행 과제로 ▲자전거 정책 추진체계 및 법·제도 개선 ▲생활권 단위의 자전거 교통을 반영한 조사·연구 ▲자전거 수단분담률 제고를 위한 사회적 공감대 확보를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성은영 건축공간연구원 공간문화본부장은 “N분 도시의 핵심은 보행과 자전거 중심의 친환경 녹색도시”로 “N분 이내에 일상생활에 필요한 서비스에 접근가능한 근거리 생활기반 도시를 조성해, 주민 간 자발적 협력 환경과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라 말했다. ‘자전거 친화도시 1010’의 도시계획 과제로 ▲도심 내부를 대중교통 및 보행, 자전거 중심으로 공간구조 개편 ▲보행과 일상활동 중심으로 N분 생활권 영역 구분 ▲보행자 보호와 탄소배출량 저감을 위해 도시 전역에 차량속도 제한구역 설치를 제안했다.

김광일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은 “자전거 친화도시를 위해서는 자전거만 강조해서는 안 되며, 도시지역과 교통 등을 아우르는 거시적 전략과 미시적 전략을 명확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대중교통 등 연계 교통수단과의 접근성을 높이고, 승용차 이용을 제한하는 등 교통수단 전환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추명구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 생태교통네트워크 위원장은 “자전거는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그나마 지자체 공공자전거의 경우 데이터가 있으나, 개인 자전거는 주행거리 기록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추 위원장은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의 전국자전거출퇴근챌린지 캠페인을 언급하며, 자전거 마일리지 앱을 통해 일상생활에서의 자전거 이동 거리를 측정하고, 이를 토대로 에너지 절감량과 온실가스 감축량을 산정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이구창 한국자전거단체협의회 정책위원은 “행정안전부가 매년 10월 셋째 주 목요일에 지자체별로 자전거 교통량을 조사할 예정이지만, 이는 실질적으로 자전거 이용률 변화를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계절과 주중/주말, 시간대에 따라 조사와 분석이 상시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기황 수연종합건축사무소 대표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와 수단분담률을 높이는 방안으로 건축 및 도시설계 측면에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특히 자전거 보관과 관련하여 “일정규모 이상의 업무시설, 근린생활시설 등이 있는 건축물은 적정한 자전거 보관소를 마련하고, 건물이용자가 사용할 수 있는 개방된 샤워실을 갖추도록 건축법 등 관련 법 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창민 바이크매거진 편집장은 “자전거 출퇴근이 어려운 이유는 자전거 주차가 힘들기 때문”이라며, “마음 편하게 주차할 수 있는 자전거 전용 주차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편집장은 이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공영 자전거 주차 시스템을 제안하였으며, 개인 ID 등록을 통해 자전거의 안전한 거치와 방치 자전거 예방뿐만 아니라, 자전거 이용률 데이터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았다.

교통계획부터 법률까지 자전거친화도시를 위한 사회적 공감대 확보 필요

박태원 한국도시설계학회 수석부회장은 “‘자전거 친화도시 1010’은 도시공간구조적 관점에서의 도시기본계획과 자전거 교통계획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지자체 계획, 광역권 계획, 중앙정부 차원의 국가계획의 공간적 위계를 고려”해야 하며, 특히 “커뮤니티의 구성과 배치, 보행과 차량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지구 차원의 교통계획은 도시설계적 대응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백남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설·인프라 측면에서 ‘자전거 친화도시 1010’달성을 위해서는 자전거 시설이 자전거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장애인, 보행자 등 모든 시민들의 쾌적함과 안전함을 높인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희철 한국교통연구원 글로벌교통협력센터장은 “‘자전거 친화도시 1010’ 실현을 위해서는 현재 ‘효율’을 가장 우선하는 교통체계에서 사람을 최우선으로 하도록 하고, 나아가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도록 법체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자전거 친화도시 1010’은 차량 중심의 도시환경을 도보와 자전거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강력한 교통수요관리가 필요함에 따라, 변화의 주체가 시민이라는 점에서 사회적 공감대 확보를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전욱 국토교통부 교통정책총괄과 주무관은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서는 도시설계 단계에서부터 시설과 인프라, 서비스가 구축되어야 한다”는 점과 “자전거-대중교통과의 연계가 중요하다”는데 동의했다. 이와 관련하여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알뜰교통카드 사업을 소개하며, “대중교통을 타기 위해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한 거리만큼 마일리지를 지급함으로써 대중교통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상훈 행정안전부 새마을발전협력과 주무관은 “자전거 수단분담률 증가를 위해 현재 행정안전부는 자전거도로 시설 수준을 제고하고 생활형 시설을 확대하고자 하며, 전기자전거 구매지원과 자전거-대중교통 연계 확산을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다부처 협력으로 자전거 정책을 탄소중립 정책과 연계하고,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송부문 탄소배출량 감축과 자전거 수단분담률 증가를 위해서는 “자전거 중심의 교통체계와 자동차 통행 억제정책의 병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광훈 광주에코바이크 운영위원장은 폐회사에서 “‘자전거 친화도시 1010’은 자전거 관련 기관과 단체에서 추진해온 다양한 의제를 통합하는 캠페인으로서, 자전거 친화도시에 대한 비전과 목표가 잘 나타나 있다”며, “‘자전거 친화도시 1010’으로 그동안의 시민사회 노력이 통합된다면, 향후 자전거가 탄소중립 교통수단으로 활용되기 위한 법적·제도적 조치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본 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이 실효성있게 진행되어, ‘자전거 친화도시 1010’을 실현함으로써 도시의 탄소저감은 물론 도시의 지속가능성과 시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재)숲과나눔 자전거시민포럼은 토론회에 앞서 지난 2월 19일에는 ‘탄소중립을 위한 자전거 친화도시 1010’ 이슈페이퍼를 발행했다. 자세한 내용은 (재)숲과나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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