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종한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장
의료사협, 노인들에게 필요한 돌봄-건강 서비스 통합 제공
“건강에 취약한 노인들의 건강 증진 교육 및 예방 활동도”

2025년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돌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시행했고, 현 정부는 지난 7월부터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노인들은 건강관리가 필수적이고, 동시에 다양한 측면의 돌봄이 필요하다.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은 돌봄과 의료가 결합된 방식의 ‘통합돌봄’을 제공한다. 나와 이웃, 나아가 공동체의 건강을 돌보면서, 대상자가 원하는 곳에서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건강한 지역사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존 (대형)노인돌봄기관과 의료사협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뭐가 다른가요?”

사회적경제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의료사협)의 역할을 설명하면 되돌아오는 질문이다. 같은 질문을 임종한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장에게 던졌다. 임종한 회장은 “의료사협은 지역자원들과 연계해서 대상자가 필요한 돌봄, 의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적인 측면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대상자에게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해 전 방위적 돌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국내 노인 인구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돌봄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서비스가 분절적으로 제공되거나, 노인에게 필수적인 ‘의료 서비스’는 빠져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노인돌봄기관에만 의존할 수도 없다.

더구나 노인들은 지역에 오래된 관계망이 만들어져 있기에 익숙하지 않은 장소로 거주지를 옮기는게 쉽지 않아, 원하는 지역에서 살면서 필요한 돌봄을 제공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의료사협은 돌봄 서비스를 촘촘하게 설계해, 지역 안에서 대상자에게 필요한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게 한다. 지역사회에서 이뤄지는 '통합돌봄'을 실현하고, 건강한 돌봄 환경을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임종한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장과의 일문일답

임종한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장./사진=박미리 기자 
임종한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장./사진=박미리 기자 

Q. 몇 년 전부터 ‘지역사회 통합돌봄’이라는 말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이란 무엇인가?

돌봄이 필요한 주민들이 신체가 쇠약하다면 재활 서비스를, 식사를 챙기기 어렵다면 식사지원 서비스를 제공받아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서비스는 선택의 가짓수가 매우 제한되어 있고, 유기적으로 연계돼 있지 않다. 때문에 내가(또는 부모님이) 필요한 서비스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러다가 결국 나중에는 선택의 여지없이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을 가게 된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이처럼 돌봄이 필요한 노인, 장애인 등 주민들이 살던 곳에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누리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보건의료·요양·돌봄·독립생활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지역주도형 사회서비스 정책이다. 

Q. 의료사협에서 제공하는 돌봄은 어떤 특징이 있나?

의료사협은 자신의 건강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의사를 두고, 건강에 위험 요소가 생기면 관리하면서 만성질환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주치의 서비스를 시행했다. 대표적으로 1994년 안성의료사협이 생기면서 조합원을 대상으로 주치의 서비스가 시작됐다. 여기에 지역사회 자원들과 연계해 대상자에게 필요한 돌봄과 의료 서비스를 같이 제공했다. 

이처럼 의료사협은 치료중심에 국한하지 않고, 예방중심의 건강관리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흡연자는 금연할 수 있도록 건강 습관을 들이게 하고, 꾸준히 건강을 관리하면서 만성질환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미리 관리 하는 거다. 여기에 방문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직접 대상자의 집에 찾아가 필요한 진료를 해 준다. 의료기관에 올 수 없어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없도록 하는 것이다.

Q. 답변을 듣다보니 용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방문의료, 왕진, 재택의료는 무슨 차이인가.

'방문의료'와 '왕진'은 환자가 아플 때 방문을 신청하면 의사가 찾아가는 것이다. '재택의료'는 의사, 한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3인이 팀을 이뤄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돌보는 것이다. 의사가 월 1회, 간호사가 월 2회 정기방문하고, 사회복지사는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여 관리하고 지역사회 자원과 연계하여 의료와 요양을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재택의료의 핵심은 '정기적으로 방문한다'는 것이다. 정기적으로 방문하면 대상자가 어떤 질환이 있고 신체적인 부분에 대해 어떤 기능장애가 있는지 파악이 가능하기에, 대상자의 요구와 상태에 맞춰 계획을 수립하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Q. 최근 지역에 의료사협이 많이 만들어지는 추세인 것 같다.

그렇다. 현재 우리나라는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2000년도에 65세 이상의 노인인구 비율이 7%를 넘겼고(고령화사회), 2017년에 14%를 넘었다(고령사회). 그리고 2025년 노인인구 비율이 20%를 넘기는 초고령 사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령화사회→고령사회→초고령사회로 진입 속도가 25년 걸렸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 같은 과정을 거치는데 1세기 이상 걸린다.

이렇게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 되면서 노인의료비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많은 노인들이 경험하는 만성질환의 경우 일차의료기관에서 관리하면 질병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데, 이 같은 의료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해 중증화 된 상태로 응급실을 내원하는 노인들이 많다.(때문에 빈곤한 노인들이 위중증 상태가 되어서 응급실을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일차의료기관에서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에 대한 주치의 서비스를 통해 병이 중증화 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하는데, 현재 주치의 서비스 등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개원 의료기관의 비율은 높지 않다. 그렇다 보니 노인들은 경증 질환을 진료받을때도 대형병원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의료사협의 목표는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주치의 서비스와 통합돌봄을 제공해 사람들의 병이 더 악화되거나 중증화 되지 않도록 돌보는 것이다. 사회 구조적으로 보면 빈곤한 사람들이 만성적인 질병과 이로 인한 각종 합병증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데, 의료사협은 이를 예방하기 위한 활동을 하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현재 상황에서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Q. 현 정부에서는 사회서비스분야 사회적경제기업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번 정책을 어떻게 생각 하는가.

사회복지 영역의 시장화 전략을 시행한다는 정책이다. 이 과정 속에서 프랜차이즈 모델이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하지만 돌봄과 의료서비스에 시장원리를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이 사회서비스 분야 사회적경제조직을 육성해 나갈 수 있도록 바우처 등 공공적인 사회서비스 재정 조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공공에서는 우선적으로 사회적경제 주체들에 의한 사회서비스를 우선 구매할 필요가 있다. 모든 조건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큰 규모의 기업에서만 서비스가 가능하게 만들어 놓으면 지역에 기반한 돌봄 조직들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Q. 통합돌봄이 전국에 잘 안착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우선 통합돌봄법이 입법화 되어야 한다.(지역사회 통합돌봄에 관한법률안, 2023.05.26, 신현영 의원 대표발의) 또한 양질의 통합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재원 마련 방안 등에 대해서도 제도적인 틀을 갖춰야 한다.

두 번째로는 좋은 의사들이 많이 길러져야 한다. 일차의료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의사를 길러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교육기관 등을 구축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세 번째로는 의사나 간호사, 전문인력이 역할을 하더라도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으면 어렵다.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돌봄의 사각지대가 없어질 수 있는 것이다. 지역사회에서 의사와 시민이 잘 협력해서 지역에 필요한 돌봄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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