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내년 학교협동조합지원센터 예산 전액 삭감
현장서는 “학교협동조합지원센터 사라지만 누구에게 물어보나” 걱정
학생·학부모·교직원·지역주민이 문제 해결 위한 사업 운영…자조·자립위해 노력

학교협동조합 활동 모습./제공=서울 학교사회적협동조합 협의회
학교협동조합 활동 모습./제공=서울 학교사회적협동조합 협의회

“예전에는 발표하는게 힘들었는데 (학교협동조합 활동을 통해) 점점 발전하게 됐고, 선후배 간의 돈독한 관계도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협동조합 활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선후배 간 친해지거나, 의지할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학교협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내가 팀을 이끄는 힘을 얻을 수 있었고, 팀의 팀장을 믿고 따라가는 경험도 했습니다. 이런 경험으로 제 자신이 더욱 성장했다고 생각하게 됐고 자신감도 많이 얻게 됐습니다. 특히 학교협동조합 활동을 통해 공동체 생활을 해 본 경험이 나중에 취업할 때 많은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교협동조합을 통해 자신이 성장했다고 전한 한 재학생의 글이다. 이 학생은 “많이 부딪히면서 점점 더 단단해져 가는 나 자신의 실력과 멘탈을 보면서 학교협동조합 활동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등학교에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이 귀한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가 내년도 학교협동조합지원센터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학교협동조합은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라 학교를 기반으로 공통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교육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학생, 교직원, 학부모, 지역주민 등이 설립한 「협동조합 기본법」상의 협동조합 또는 협동조합연합회(사회적 협동조합,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포함)다.(동 조례 제2조) 서울에는 2013년 영림중사회적협동조합을 시작으로 올해 휘봉고사회적협동조합이 설립인가를 받으면서 총 27개의 학교협동조합이 운영되고 있다. 이같은 학교협동조합의 설립과 운영은 서울특별시교육청 학교협동조합지원센터(이하 학교협동조합지원센터)가 지원하는데, 이에 대한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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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학교협동조합 리스트

▲영림중사회적협동조합(영림중) ▲독산누리사회적협동조합(독산고) ▲삼각산고등학교사회적협동조합(삼각산고) ▲삼성고등학교사회적협동조합(삼성고) ▲선사고교육공동체사회적협동조합(선사고) ▲국사봉중학교사회적협동조합(국사봉중) ▲가재울고등학교사회적협동조합(가재울고) ▲계성샛별사회적협동조합(계성고) ▲한울타리사회적협동조합(한울중) ▲성수공업고등학교사회적협동조합(성수공고) ▲누림사회적협동조합(특수교육지원센터) ▲광신방송예술고사회적협동조합(광신방송예술고) ▲함께배움사회적협동조합(천왕초) ▲밀알학교사회적협동조합(밀알학교) ▲서울남산초등학교사회적협동조합(남산초) ▲성심학교사회적협동조합(성심여중·고) ▲성일사회적협동조합(성일초) ▲금호고사회적협동조합(금호고) ▲무한창업선일빅데이터고등학교사히적협동조합(선일빅데이터고) ▲구로고사회적협동조합(구로고) ▲도선고사회적협동조합(도선고) ▲학교영화예술사회적협동조합(동답초등학교) ▲서울관광고사회적협동조합(서울관광고) ▲서울사대부초사회적협동조합(서울사대부초) ▲경기상고사회적협동조합(경기상고) ▲도곡중학교사회적협동조합(도곡중) ▲휘봉고사회적협동조합(휘봉고)

학교협동조합은 학생·학부모·교직원·지역주민 등 4주체가 모여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와 원활한 학교생활을 위해 필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을 운영하면서 자조의 방식으로 자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요 사업은 ▲교육과 창업의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지원사업 ▲학교 구성원의 복리증진을 위한 사업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학생증진사업이다.

특히 학교협동조합은 '학교'를 기반으로 운영되기에 임원진이나 학생들 해마다 교체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학교협동조합지원센터는 이들 학교협동조합의 운영 주체가 바뀌더라도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학교협동조합지원센터는 2020년부터 전국학교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에서 민간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전국학교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는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전국의 학교협동조합이 잘 작동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2020년 기획재정부로부터 표창장을 받았고, 올해 11월 기획재정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진행한 2023년 협동조합 맞춤형 아카데미 우수 운영기관으로 선정돼 상금 200만원을 받았다. 같은 달인 올해 11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진행한 ‘청년 등 협동조합 창업지원사업’에 참여해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역할과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학교협동조합지원센터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학교협동조합들은 새롭게 설립하거나, 운영 중 문제가 생겼을 때. 또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을때 이를 묻거나 확인할 곳이 사라지게 됐다. 학교협동조합 관계자는 “설립·운영 과정에서 궁금한 부분은 협동조합지원센터 등에 물어볼 수 있겠지만, 내년부터 센터 통폐합 등 위축되는 상황에서 학교협동조합에 대한 부분만 의뢰하고 도움받는 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학교협동조합지원센터에서 수행한 사업 중 교육사업의 비중이 컸는데, 교육지원도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며 “더불어 학생들이 가장 좋아했던 프로그램이 하루 동안 체인지메이커대회나 디자인씽킹 공부를 하고, 특정 문제를 바꿔보는 ‘워크숍’인데, 센터가 없어지면 워크숍도 진행하기 힘들게 될 것”이라며 걱정했다.

“올바른 교육의 실천터, 학교협동조합. 그것을 육성, 지원하는 지원센터를 지켜냅시다”

“학생들의 협업 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고 진로를 탐색해 볼 수 있는 기회의 장인 학교협동조합을 응원합니다. 학교협동조합이 잘 운영될 수 있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주는 학교협동조합지원센터를 지켜주세요!”

학교협동조합지원센터 예산 삭감 소식이 알려지자 학교협동조합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아오던 학생과 학부모, 교사, 지역주민들은 센터 유지를 위한 응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학교협동조합 관계자는 “아이들에게 학교협동조합이 없어지면 어떨 것 같은지를 가정해 질문을 던졌다. 아이들도 놀라고, 선생님들도 놀랐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고 물으며 학교협동조합 조합원으로 가입한 아이도 있었다”며 걱정하는 목소리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에 경험하는 위기가 우리 학교협동조합이 더 강해질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센터가 유지될 수 있는)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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