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성지 성수동에 모인 2030 유권자들 “우리는 퓨처 보터다”

“총선까지 딱 70일이 남았습니다. 뽑고 싶은 정당이나 인물, 정책이 보이나요?”

“아니요!”

1월 27일 토요일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서 <미래 없음: 퓨처 보터 창단식>이 열렸다. 2030 유권자 20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여서 우리가 퓨처 보터(FUTURE VOTER)라고 선언했다.

이들은 같은 정당의 지지자도 아니고 한 단체의 구성원도 아니다. 유일한 공통점은 올해 선거에서 투표할 곳을 정하지 못한 무당층 유권자라는 점이다. 퓨처 보터는 당장의 이익 계산만 하는 정치에 이대로는 투표할 수 없다며 미래를 책임질 후보와 정책을 요구하는 유권자 운동이다.

<미래 없음: 퓨처 보터 창단식>은 6가지 키워드로 2030년을 전망하는 정치 버전의 미래 컨퍼런스다. 행사 개최 소식을 알리자 800여 명이 신청하고 현장에 약 200여 명이 모였다. 발표를 맡은 연사들도 2030 세대로 구성했다. ▲ 기후위기 - 김보림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 ▲ 자살 - 이소진 <증발하고 싶은 여자들> 저자 ▲ 인구 절벽 - 전혜원 시사인 기자 ▲ 지방 소멸 - 강기훈 청년희망팩토리 이사장 ▲ 주거 - 지수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 정치 - 박혜민 사단법인 뉴웨이즈 대표가 발표를 맡았다.

2030년 기후위기 시나리오를 발표한 김보림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는 “한국이 지금처럼 기후위기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4°C가 오르고, 한국의 기후위기 정책이 시행돼도 3°C가 오른다”며 “5년 동안 기후 운동을 했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제로 베이스에서 설득해야 한다는 게 처참하다”고 했다.

세종시 조치원에서 청년 커뮤니티를 만드는 강기훈 청년희망팩토리 이사장은 지방 소멸에 대해 “지방 소멸은 시골이 사라진다는 말로만 들리지만 핵심은 지방 인구가 빠져나가 수도권이 초과밀화 된다는 점”이라며 “지방 소멸이 아니라 균형 발전에 초점을 두고 사람들의 관성과 인식을 바꾸기 위한 예산과 실행이 필요하다”고 했다.

연사들은 입을 모아 정치의 결단과 책임을 주문했다. “공동체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고통 분담을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과정이 선거”(전혜원 시사인 기자)이기 때문이다.

퓨처 보터를 이끄는 뉴웨이즈는 만 39세 이하의 젊치인을 양성하는 초당적인 비영리 스타트업이다. 2021년 설립된 뉴웨이즈는 지난 지방 선거에서 후보자의 20%(138명)과 당선자의 10%(40명)을 배출했다. 2030 유권자 2만 3천 명의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정당이 설득할 수 없는 ‘조용한 유권자’의 존재가 드러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웨이즈 박혜민 대표는 “퓨처 보터는 권력 다툼이 아닌 우리의 미래를 약속할 정치에 투표하겠다는 유권자들의 무브먼트”라며 “기후위기, 주거, 인구, 지방소멸 등 중요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건지 약속하지 않고는 표심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미래 없음> 컨퍼런스에 참석한 유권자들은 “정치 뉴스가 항상 정책이 아니라 정쟁이나 권력 쟁취에만 골몰하는 것 같아 실증이 나던 찰나에 미래 의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거나 “발표 주제에 관심은 있지만 정치가 바꿀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변화를 기대해 보자는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는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다양하지만 공통점은 정치가 중요한 문제를 말하고 있지 않다는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퓨처 보터는 앞으로 3가지 목표를 가지고 움직인다. 정당이 미래 문제 해결을 우선 순위로 약속하게 만들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후보자를 공천하게 만들고, 후보 평가를 통해 당선될 사람을 바꾸는 것. 이를 위해 총선 전까지 10만 명의 유권자를 모은다. 지금 퓨처 보터로 등록하면 컨퍼런스 내용을 요약한 <2030년 미래 위기 리포트>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