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라운드·노플라스틱선데이·도서출판 점자, DIY 점자 표지판 '점킷' 개발
점자 표지판을 직접 만들고 쉽게 설치 가능..헤이그라운드 양 지점 700여곳에 설치
노플라스틱선데이의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제작
도서출판 점자의 점자 번역 사이트에서 쉽게 점역 가능
노유리 헤이그라운드 파트장 “다양성을 포용하는 공간이 되기 위해 지속 노력할 것”
커뮤니티 오피스 헤이그라운드가 업사이클링 전문 업체 노플라스틱선데이((주) 프래그)및 도서출판 점자와 공동으로 DIY 점자 표지판 ‘점킷’을 개발해 출시했다.
점킷은 시각장애인의 이동 및 정보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개발했다. 특히, 누구나 점자 표지판을 직접 만들고 쉽게 설치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장점이다.
점역에 따라 점자 핀을 구성판에 꽂고 뚜껑을 덮어 조립하는 형태로 원하는 곳에 부착할 수 있다. 전문 업체에 의뢰해서 제작하는 대부분의 점자 표지판과 달리 점킷은 도서출판 점자의 점자 번역 사이트를 통해 점자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라도 묵자 기준 10자 이내의 국문 단어를 점역할 수 있다. 표지판을 완성하기까지 2분도 걸리지 않는다는게 제작사 측의 설명이다.
또 알루미늄이나 PVC 스티커로 제작된 기존 점자 표지판 소재와 달리 점킷은 노플라스틱선데이에서 재활용한 플라스틱 컵을 소재로 제작됐다. 모듈형 점자와 기초가 되는 뒷판, 점자를 고정하는 앞판으로 구성된 점킷은 일체형 점자 사인과 달리 부착 후에도 언제든 수정할 수 있다.
점킷은 시각장애인의 접근성 향상에 뜻을 모은 조직이 함께 일궈낸 성과다. 사회 혁신가들이 함께 일하는 공간 헤이그라운드는 휠체어 이용자, 반려동물 동반자 등 각자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공간이 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 해 11월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 유니버설디자인어워드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보다 포용적인 공간을 만들기 위해 헤이그라운드는 친환경 및 점자분야에 각각 전문성을 지닌 노플라스틱선데이와 도서출판 점자에 협업을 제안했고 약 1년의 개발 과정을 거쳐 점킷을 출시했다.
노플라스틱선데이를 운영하는 (주)프래그 이건희 대표는 “환경 문제를 해결한다는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또 다른 사회문제인 시각장애인의 접근성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동참 배경을 밝혔다.
도서출판 점자 경영사업부 김예형 팀장은 “점자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점킷을 통해 누구나 쉽게 점자 문구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며 “공간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개발을 총괄한 헤이그라운드 노유리 파트장은 “점자 편의시설을 도입하고 싶어도 사용자가 직접 디자인, 제작, 점역까지 알아보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 이라며 “점자 표지판 도입은 첫 단추를 끼운 것에 불과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누구나 독립적으로 공간을 탐색할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
현재 점킷은 헤이그라운드 성수 시작점과 서울숲점에 시범 설치되어 있다. 양 지점의 입주사 사무실, 회의실을 포함한 약 700여곳에 부착되어 있다. 헤이그라운드는 향후 층별 안내문과 공간 내 다양한 부대시설에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점킷은 도서출판 점자 웹사이트를 통해 구매할 수 있으며, 의뢰를 통해 완제품도 구매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