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데이터, '비영리 디지털 마케팅 인사이트 컨퍼런스 2024' 개최
1억 건의 빅데이터 분석해 비영리 단체 적합한 디지털 마케팅 전략 공개
기부에 관심 늘지만, 후원자 확보비용도 커져..데이터 기반 전략 수립 필요

비영리 단체가 100명의 정기후원자를 확보하려면, 우선 몇 명이 웹사이트를 방문해야 할까? 2023년 기준 3만 2500명이다. 후원 전환율은 0.31%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는 2022년(2만 9400명)보다 10.5% 늘어난 수치다. 후원자 한 명 모으는데 더 많은 노력이 들어가게 된 셈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하지?

빅데이터 기반으로 모금 시장의 트렌드를 전달하고 대응전략을 알려주는 행사가 열렸다. 누구나데이터(대표 김자유)는 21일 '1억 빅데이터에서 발견한 비영리 디지털 마케팅 돌파 전략'을 주제로 [비영리 디지털 마케팅 인사이트 컨퍼런스 2024]를 온라인 개최했다.

누구나데이터가 지난 2020년 '펀드레이징 퍼포먼스 랩(랩장 하예성)'을 설립해 5년째 이어가는 컨퍼런스다. 첫해 1700만 개의 데이터를 분석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수집 데이터를 늘려서 이번에는 무려 1억 개가 넘는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누구나데이터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잠재후원자들을 효과적으로 유입시키고 이들의 후원자 전환율을 높여야 한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누구나데이터 김자유 대표가 컨퍼런스를 소개하고 있다 / 제공=누구나데이터
누구나데이터 김자유 대표가 컨퍼런스를 소개하고 있다 / 제공=누구나데이터

긍정적인 추세: '기부' 관련 단어를 검색하는 사람들은 계속 증가

지난 6년간 네이버와 구글 등 주요 검색서비스에서 '기부'라는 단어를 입력하는 사람들은 꾸준히 증가했다. 2020년에 코로나19로 인해 기부 검색량이 크게 상승한 것에 영향을 받아 2021년에 상대적으로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을 뿐 전체적으로는 계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지난해에도 네이버는 5%, 구글은 1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시민들의 기부 관심도 흐름을 알 수 있는 지표로 의미가 크다. 특히, 재난 등 사회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 비영리 기관이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느냐가 연간 모금액의 규모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2022년)', '튀르키예 지진(2023년)' 등의 이슈가 발행했을 때 검색량은 크게 증가했다.

누구나데이터는 2021년부터 3년간 국내 주요 비영리 단체의 명칭으로도 키워드 검색량을 분석했다. 기관 이름을 직접 검색하는 양은 2021년에서 2022년으로 넘어가면서 -9.7%로 크게 줄어들었다가 지난해 1.5%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속해서 검색량이 늘어난 단체는 유니세프, 한국해비타트, 우양재단, 동물권행동 카라, 컨선월드와이드, 국제구조위원회, 동물권단체 케어 등이었다.

2022년부터 2023년 사이에 분야별로는 국제구호 단체(+5.4%)와 동물권 단체(+4.5%)의 상승 폭이 높았지만, 인권/시민단체(-12.3%)와 환경 단체(-9%)는 검색량이 크게 감소해서 대비를 이뤘다. 같은 기간 국내복지 단체는 증감이 없었다.

누구나데이터 하예성 랩장은 "단체명 검색량은 단체의 브랜드 인지도를 나타내며 모금의 성과와도 직결되므로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색량이 많은 단체는 글자 크기가 크게 표시됐다 / 출처=누구나데이터 비영리 디지털마케팅 인사이트 2024
검색량이 많은 단체는 글자 크기가 크게 표시됐다 / 출처=누구나데이터 비영리 디지털마케팅 인사이트 2024

부정적인 추세: 정기후원자 전환 비용이 증가

디지털 환경에서 정기후원자 한 명을 만드는데 필요한 비용이 2022년보다 2023년에 약 10%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디지털 모금을 확대하는데 있어 작은 단체와 큰 단체 사이에 기회 양극화가 점차 커질 것을 암시한다. 

누구나데이터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구글 애널리틱스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비식별 처리해서 분석했다. 조사 범위는 비영리 웹사이트에 유입된 트래픽 중에 유의미한 분석이 가능한 데이터 약 1억 587만 세션과 약 58만명의 후원자가 대상이다.

조사 결과, 3만 2500명이 비영리 단체의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비례해서 100명의 정기후원자가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전환율 0.31%). 2022년에 100명의 정기후원자를 확보하는데 필요한 웹사이트 방문자가 2만 9400명이었던 것에 비해 10.5%가 증가한 수치다. 정기후원자를 확보하는데 더 많은 방문자가 필요하다는 얘기는 곧 비용과 노력의 증가를 의미한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웹사이트 유입량이 각각 13%와 20% 증가했음에도 정기후원 증가율은 4%와 9%를 기록하며 사실상 퇴보했다는 점은 우려된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정기후원자 비율이 높기 때문에 투입 대비 효과가 좋아서 국제NGO들이 선호하는 지역으로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이런 변화가 앞으로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반대로 일시후원자의 경우 같은 기간 각각 46%와 37% 성장하며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이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2022년)과 튀르키예 지진(2023년) 등 긴급재난이슈의 발생에 따른 결과여서 올해도 이러한 추세가 지속한다는 보장은 없다.

1만 명의 웹사이트 방문자가 창출하는 정기/일시 후원자 숫자. 지난 3년간 정기후원자는 줄고 일시후원자는 늘었다. / 출처=누구나데이터 비영리 디지털마케팅 인사이트 2024
1만 명의 웹사이트 방문자가 창출하는 정기/일시 후원자 숫자. 지난 3년간 정기후원자는 줄고 일시후원자는 늘었다. / 출처=누구나데이터 비영리 디지털마케팅 인사이트 2024

소셜미디어 활용은 필수, 유튜브 성장세 돋보여

기회는 열려 있다. 돈 많이 드는 TV광고에 의존했던 시대와 달리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작은 단체들도 시도할 수 있는 영역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카카오톡채널 등 소셜미디어 활용은 이미 대세로 떠오른지 오래다. 누구나데이터가 조사한 비영리 단체 39개 단체 모두 소셜미디어를 활용했다. 이들 기관의 팔로워 숫자를 합치면 626만 여명에 달한다.

2023년 기준 팔로워 숫자로는 페이스북(265만 명), 인스타그램(121만 명), 카카오톡채널(99.5만 명), 유튜브(83.6만 명) 순서였다. 하지만 팔로워 증가율로 보면 유튜브가 26%로 가장 크게 성장했고, 인스타그램(15%)과 카카오톡채널(12%)이 뒤를 이었다. 팔로워 숫자가 가장 많은 페이스북은 증가율이 0%에 가까워 확실한 세대 교체 분위기를 보여준다.

유니세프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숫자가 약 30만 6000명으로 2위 그룹과 20만 명 차이나는 점이 눈에 띈다. 굿네이버스는 유튜브 구독자 순위에서 약 23만 7000명으로 2위 그룹을 10만 명 이상 크게 따돌렸다. 지난 1년간 39개 단체는 유튜브 게시물을 통해 연간 총 1억 6000만뷰 규모의 홍보를 진행했다.

2023년 12월 한달 동안 진행된 비영리단체의 디지털 광고 콘텐츠 / 출처=누구나데이터 비영리 디지털마케팅 인사이트 2024
2023년 12월 한달 동안 진행된 비영리단체의 디지털 광고 콘텐츠 / 출처=누구나데이터 비영리 디지털마케팅 인사이트 2024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50여 단체가 120여 개의 디지털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본격적인 디지털 모금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특히, 팔찌와 키링, 반지 등 굿즈(Goods, 답례품)가 포함된 모금이 캠페인 트렌드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전체 캠페인의 29%가 굿즈를 제공한다.

굿즈 캠페인은 자신이 후원하는걸 주변에 널리 알리도록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다른 후원을 이끄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기본 비용이 들고 재고 발생 이슈가 있기 때문에 효과성 분석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게 누구나데이터의 설명이다.

누구나데이터는 캠페인 진행시 ▲단체의 기준을 세우고 ▲최소한의 유입수는 달성하고 ▲단체의 메인 캠페인을 찾는 등 유입되는 잠재후원자의 질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원 전환율 높은 검색채널 적극 활용, 배너광고는 톱5 채널에 집중

유형별 유입 구분 / 출처=누구나데이터 비영리 디지털마케팅 인사이트 2024
유형별 유입 구분 / 출처=누구나데이터 비영리 디지털마케팅 인사이트 2024

잠재후원자의 유입을 유형별로 나누면 크게 ▲광고 마케팅 ▲기관명 검색 ▲디지털 마케팅 ▲오가닉 ▲다이렉트 등이다. 이중 어떻게 들어오는지 알 수 없는 '다이렉트'를 제외하고는 투입 대비 효과를 측정할 수 있다. 분석이 가능하면 전략도 수립하기 쉽다.

가장 효과적인 채널은 검색이다. 검색은 키워드 광고와 브랜드 광고, 그리고 자연검색으로 구분된다. 2023년 기준으로 검색을 통해 유입된 잠재후원자의 비중은 13%이지만 정기후원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33%, 일시후원 비율은 40%일 정도로 효과가 크다. 능동적으로 검색해서 찾아오는 사람일수록 실제 후원으로 이어갈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색을 통해 기관으로 연결됐을 때 제대로된 정보가 나오지 않거나 오히려 부정적인 콘텐츠가 발견될 경우에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으니 평소 자신의 기관명을 검색하고 결과를 살펴보면서 긍정적인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도록 관리를 해야 한다. 비용을 투입하는 만큼 확실한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전략을 잘 수립해야 한다는게 누구나데이터 측의 설명이다.

검색채널을 통한 유입과 정기후원 전환율 / 출처=누구나데이터 비영리 디지털마케팅 인사이트 2024
검색채널을 통한 유입과 정기후원 전환율 / 출처=누구나데이터 비영리 디지털마케팅 인사이트 2024

배너광고의 경우에는 여러 신규 채널이 등장하고 있지만 톱5인 메타(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모바일, 네이버 PC, 유튜브 모바일, 네이버 모바일, 유튜브 PC가 핵심이다. 사실상 메타와 네이버와 유튜브 3개의 채널이 정기후원 전환의 84%, 일시후원 전환의 8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뽑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컨퍼런스에서는 또 'AI(인공지능) 시대에 도래할 후원자 웹데이터 분석'을 주제로 진행한 미니세션에서 기부내역과 첫 기부일 등과 같은 CRM(고객관계관리) 데이터를 넘어, 후원자의 방대한 웹행동 데이터까지 통합한 CDP(고객데이터플랫폼) 데이터를 구축할 필요성이 강조되기도 했다. 방대한 데이터를 재료로 삼아 AI가 사람에 따라 후원가능성이 높은 금액을 맞춤형으로 보여주거나 전반적인 기부 트렌드를 분석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누구나데이터 김자유 대표는 "영리 기업 시장에 비해 데이터 활용에 소외되어 있는 비영리 섹터를 위한 트렌드 연구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며 "앞으로 연간 1회가 아니라 매 분기마다 디지털 모금 트렌드를 받아보고 우리 조직의 성과와 비교해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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