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7-28일, 대전에서 ‘2024 제4차 실용인공지능 컨퍼런스(AAiCON 2024)’ 열려
국제개발협력학회-AI프렌즈, ‘K-AI for Good, AI 포용적 활용’ 주제로 사례 발표
지난 6월 27일과 28일 양일간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2024 제4차 실용인공지능 컨퍼런스(AAiCON 2024)’가 열렸다. 이번 컨퍼런스는 ‘창의성과 생산성을 위한 인공지능(Game-Changing and everyday AI)’을 주제(관련 기사☞[이모저모] 2024 실용인공지능 컨퍼런스,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 정보 공유의 장으로 자리 잡아(링크))로 진행됐다.
이번 컨퍼런스를 주관한 AI프렌즈학회는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산·학·연을 기반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공유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2021년 학회 설립 이후 매년 실용인공지능 컨퍼런스를 개최해왔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국제개발협력학회는 AI프렌즈와 함께 ‘K-AI for Good, AI 포용적 활용’ 주제로 사례 발표를 진행했다. 좌장은 유성훈 KISDI 부연구위원이 맡았다. 조형석 LG CNS 책임이 ‘국제개발협력 환경에서 AI 기술 활용 사례’를 소개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사단법인 국제개발협력학회는 2007년 창립한 뒤 개발도상국의 빈곤감소와 재난적 상황에 관심을 두고 학문을 토대로 연구를 이어왔다. 특히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한국의 AI 기술을 활용해 개발도상국에서 겪는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어서 ‘개도국 AI기반(고등)교육에 대한 탐색적 연구’에 대한 발표를 맡은 주한나 교수는 최근 월드뱅크 리포트에 소개된 논문을 중심으로 교육과 ICT 기술을 접목한 에듀테크 기술이 개도국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어떤 식의 개입이 가장 효과적이었는지를 설명했다.
“생성형 AI와 관련해 국가별로 관심도 순위를 매긴 자료가 발표됐는데요. 개도국에서도 굉장히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혹자는 개도국에서 AI 이야기를 하는게 현실과 너무 거리가 먼 게 아니냐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합니다만, 사실 그들은 꽤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도움을 받을 준비가 됐다는 이야기죠. 디지털 교과서를 어떻게 도입해야 할지, 성인학습자를 대상으로 운영할 무크 플랫폼은 AI에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계속 긴밀하게 논의가 되고 있어요.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합니다. 인터넷은 커녕 전기조차 공급이 어려운 환경이 대부분이고, 학습 수준이 전혀 다른 80명, 100명이 한 공간에 모여 교육을 받고요. 교사 처우도 좋지 않은데다가 교사와 학습자 사이의 상호 작용이 부족하기 때문에 교육의 성과도 잘 측정되고 있지 않지요. 그래서 AI 기술을 활용해 자기 주도 학습이 활발해질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마련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교육현장은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굉장히 빠르게 디지털 전환 교육을 이뤄냈다. 교육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정부와 교육기관, 교사와 학부모가 모두 힘을 합쳐 제도와 시스템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경험을 살려 개도국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게 주 교수의 설명이다.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는 꽤 많아요. 원격으로 수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다면, 원격수업을 진행할 수 있고요, 라디오처럼 음성만 전달하는 방식, 녹화한 동영상을 보여주는 방식 중 상황에 맞게 현장수업과 병행할 수 있게 수업 설계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은 학습 수준이 서로 다른 학생들에게 맞춤형 수업도 제공이 가능하고요. AI 기술이 도입됨으로써 더 많은 개도국 학생들에게 교육이 전파되는 확장성을 갖출 수 있게되고, 지속가능성도 고려할 수 있게 됐어요.”
한편, 교육 분야 외에도 따뜻한 AI기술의 활용은 쓰임이 다양했다. ‘AI신약개발-열대질환치료제 연구’라는 주제로 신현길 안전성평가연구원 박사가 발표를 이어갔다.
“열대질환은 개발도상국에서 굉장히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에요. 아무래도 위생적인 문제로 발생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선진국에선 발병 확률도 낮고, 그 덕분에 연구도 많이 안해요. 그래서 AI가 더 필요한 거예요. 신약 개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동물 실험 결과 예측과 데이터 분석 등에 AI의 도움을 받는 거죠. 원래 다른 치료제는 제약사가 데이터 공개를 잘 안하거든요. 그런데 열대질환 치료제는 공개데이터가 많았어요. 하지만 26개 기관에서 각기 다른 포맷으로 데이터를 공개해 둔 덕분에, 데이터 정리에 시간이 꽤 많이 투자됐습니다. 이제 이 데이터를 가지고 신약개발을 돕는 딥러닝 모델을 개발을 앞두고 있어요.”
끝으로 최예지 SIA 박사는 ‘AI를 활용한 태평양 도서국가를 위한 재난 예측 조기경보’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기후위기가 심각해지자 개발도상국에 전달되는 기후 정보의 불균형이 더욱 심화됐습니다. 특히 홍수, 가뭄, 폭설, 폭염, 해수면 상승과 같은 예측이 어려운 기후변화때문에 개도국에서는 재난 피해가 증가하고 있지요. 혹여 재난이 발생했다고 해도, 개도국에는 재난 상황을 바로 알아차려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재난 알람 등)이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는 앞으로 꾸준한 연구와 국제 협력을 통해 재난 지역의 이슈를 빠르게 파악하고, 피해 복구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데이터 기반의 위성 정보 전달로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죠.
과거의 정보를 활용해 미래의 정보를 만들 수 있는 건 모두 딥러닝 기술 덕분입니다. 위성 영상과 태풍 정보, 주변 기상 환경 정보를 융합해 딥러닝 기술을 더하면 과거 수치해석 모델로 분석했던 결과보다는 훨씬 더 정확한 기후예측이 가능해 지죠.”
최 박사는 인공위성으로 얻은 영상 정보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태평양 도서국가에게 재난 예측 경보가 조기에 전달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AI 포용적 활용이란, 사회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AI 기술을 접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 빠짐없이 모두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AI 기술이 특정 나라, 특정 집단,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활용돼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는 활동이다. 이러한 포용적 활용은 AI가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모든 이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국의 AI 기술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점점 더 중요한 위치에 놓이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는 산·학·연 주체들이 인공지능이라는 공통의 화두로 모여 다양한 기술과 산업, 문화와의 연결, 나아가 인재양성 전반에 걸친 최신 트렌드와 이슈를 점검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