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프론티어 아카데미 글로벌 스터디 기고 ③ 팀 wearAware

본 기고문은 아산나눔재단이 운영하는 사회혁신가 양성 프로그램 아산 프론티어 아카데미 참가자들이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글로벌 스터디의 시사점을 나누고자 직접 작성하여 기고한 것으로, 아산나눔재단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아산 프론티어 아카데미는 매년 모집을 진행하고 있으며 링크를 통해 사전 알림 신청이 가능합니다.

 아산나눔재단의 지원을 받아 프랑스와 스페인을 방문했다. 선진 국가들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를 보기 위함이다. 우리는 의류 폐기물 이슈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이었고, 관련해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재고 폐기 금지법’을 도입한 나라를 돌아보는 것이 의미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프랑스 정부는 의류 폐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세계 최초로 재고품 폐기 금지를 법으로 제정했다. 무분별한 생산과 폐기의 악순환을 차단하려는 노력이다. 또한, 의류 수선비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 가능한 소비문화 조성을 장려하고 있다.

아마데우스 데피 전경 / 사진= 팀 wearAware
아마데우스 데피 전경 / 사진= 팀 wearAware

이러한 정부의 노력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에마우스 데피(Emmaus Defi)는 ‘사람과 자원의 두 번째 인생’를 추구하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중고 물품 수집과 재활용을 통해 소외된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그들이 사회에 통합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자원의 재사용을 통해 환경보호를 위한 활동을 한다.

에마우스 데피의 활동을 살펴보는 중에 인상적이었던 것은 기관 운영이 100% 정부 지원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었다. 정부의 가이드라인과 규제가 개인의 선택을 넘어 사회 전체의 움직임을 변화시킬 힘을 갖는 모델로서, 에마우스 데피는 정부의 의류 폐기 금지 정책과 지속 가능한 소비문화 조성 노력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었다. 이는 정부가 사회 내 이슈에 강하게 개입하고, 공공 분야에 높은 수준으로 지출하는 전형적인 복지국가의 모델을 보여준다.

정부의 정책 도입과 함께 의류 산업도 변화하고 있었다. 프랑스에서 만난 의류기업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대해 “샤넬도 예외는 없다”고 말하며, 정부의 환경 정책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는 환경친화적인 생산 방식과 재활용할 수 있는 소재 사용이 점차 표준이 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들에게 지속 가능한 제품 선택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업은 지속 가능한 소비와 생산을 주도하며,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라 텍스틸러리 가게 / 사진=팀 WearAware
라 텍스틸러리 가게 / 사진=팀 WearAware

프랑스의 라 텍스틸러리(La textilerie)는 비영리조직으로 의류 재활용, 재사용을 촉진하고 지속 가능한 패션 참여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워크숍을 제공한다. 사업장에서는 재봉 클래스가 진행되고, 참여자들은 직접 디자이너가 되어 패션쇼를 개최한다. 라 텍스틸러리는 이들의 작품을 잡지로 소개하는 등 지역사회에 영감을 주고 있다. 재봉클래스는 그들이 지역사회와 관계 맺는 수단이자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강력한 무기다.

스페인에서는 협동조합 '포르마시오 이 트레발(Formacio I treball)', 사회적기업 ‘휴마나(Humana)’와 같은 시민단체들이 환경 문제 인식 제고와 지속 가능한 소비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연결을 통해 소수의 목소리도 반영하며, 필요한 변화를 촉구한다.

포르마시오 이 트레발 방문 / 사진=팀 wearAware
포르마시오 이 트레발 방문 / 사진=팀 wearAware

함께 문제를 푼다

'포르마시오 이 트레발'의 관계자는 "정부나 기업은 우리와 협력한다. 우리는 그들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정부, 기업, 시민단체가 각자의 역할을 인식하고, 상호 작용하며 ‘함께’ 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나는 방문한 모든 기관에서 물었다. "5년 후의 파리와 프랑스, 10년 후의 스페인은 어떨 것 같나요? 사회가 성장하고,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보나요?" 그들의 대답은 확신에 차 있었다.

"물론입니다! 그런 변화를 향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신감은 협력, 보완, 그리고 유기적인 소통을 통해 이미 경험하고 있는 변화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우리 사회도 이러한 협력의 모델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어떻게 효과적으로 관계를 맺고, 서로 협력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을 찾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과제다.

<박현주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팀장>
가치를 발견하고 메시지를 만드는 데 관심이 있다. 브랜딩, 마케팅 매니저로서, 브랜드의 본질을 파악하고 그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집중해 왔다. 특별히, 사람들이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을 발견하고, 건강한 자존감을 회복하도록 돕는 일에 관심이 많다. 아산 프론티어 아카데미 과정 중 버려지는 옷을 줄이는 동시에 사람들이 건강한 자아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지속 가능한 패션을 위한 혁신적인 접근을 추구하는 wearAware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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