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프론티어 아카데미 글로벌 스터디 기고 ⑤ 팀 로컬썸
본 기고문은 아산나눔재단이 운영하는 사회혁신가 양성 프로그램 아산 프론티어 아카데미 참가자들이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글로벌 스터디의 시사점을 나누고자 직접 작성하여 기고한 것으로, 아산나눔재단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아산 프론티어 아카데미는 매년 모집을 진행하고 있으며 링크를 통해 사전 알림 신청이 가능합니다.
아산나눔재단의 아산 프론티어 아카데미 교육과정 중에는 사회혁신 프로젝트를 발전시킬 수 있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위한 글로벌 스터디가 있다. 우리 팀은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하고자 재밌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관계 인구를 늘리고자 했다.
프로그램 기획 과정에 인사이트를 얻고자 대표적인 관광대국인 글로벌 스터디를 통해 이탈리아 밀라노의 서쪽에 위치한 에밀리아-로마냐주를 방문했다. 이곳은 파마지아노-레지아노라는 유명한 치즈와 오페라 작곡가 베르디로 유명한 ‘파르마’, 발사믹으로 유명한 ‘모데나’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 있고 아동도서전과 ‘모르타델라'라는 햄이 유명한 ‘볼로냐’가 모여있는 지역이다. 에밀리아-로마냐주의 기관들을 방문하면서 로컬 문제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고자 했고,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어 돌아왔다.
이번에 소개하고 싶은 곳은 볼로냐에서 조반니(Govoni) 남매가 설립하여 7년째 운영중인 다인홈(Dinehome)이다. 다인홈의 이름은 저녁 식사를 의미하는 디너(dinner)와 집을 의미하는 홈(home)의 합성어인데, 외국인 유학생과 지역 가정이 식사를 같이할 수 있게 연결해 주는 플랫폼이다.
창업자 남매와 가족은 어렸을 적 교환학생과 정기적으로 교류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었다고 한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2017년부터 다인홈을 시작하게 되었다. 개인적인 경험을 동기로 다인홈을 운영해 온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들은 유학생과 지역의 문화적 교류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첫 번째, 현지 지역과 언어에 미숙한 유학생들끼리만 어울리는 커뮤니티 버블이다. 두 번째는 현지를 여행하거나 경험하기 어려운 유학생들의 경제적, 시간적 문제다. 세 번째는 풀타임 홈스테이의 어려움이다. 하숙집과 같은 홈스테이를 진행하면 더 많은 교류로 이어질 수 있지만 쉽게 접하기 어렵다.
다인홈은 자신들이 지적한 세 가지 문제를 상당히 이탈리아스러운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탈리아의 음식에 대한 열정과 수다스러운 특성이 어우러져 국적과 문화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끼리의 환대가 가득한 소통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다인홈의 발표를 들으며 ‘이탈리아라서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들에게 이러한 프로그램을 영국에서 하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을 던져 보았다. 영국 음식에 대한 세계 공통의 이미지 때문인지 크게 웃으며 답해주었다. “영국에서는 식사 대신 티타임으로 프로그램을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네덜란드 같은 경우는 아침 식사를 풍성하게 하니까 브런치로 진행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저녁 식사로, 한국에서는 우리가 가진 무언가를 통해 시도해 볼 수 있는 것으로 생각이 되었다.
발표가 끝난 뒤 우리는 유학생들처럼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다인홈에서 아시아 문화에 관심이 있는 가정을 연결해 주었고, 우리를 초대해 준 부부와 한국 드라마 이야기, 일본 만화를 좋아하고 일본어를 공부하는 그들의 딸 이야기들을 나누며 교류와 소통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호의와 환대로 가득 찬 식사는 매우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다. 다인홈 창업자가 발표에서 강조했던 자신들의 어릴 적 경험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다인홈을 만들게 되었는지를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서로 다른 국적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특별한 목적 없이 소통하며 영화 같은 식사를 하는 것은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다.
글로벌 스터디를 다녀온 뒤 지방소멸 문제 해결을 위한 관계 인구 창출 프로젝트를 파일럿 프로그램의 형태로 실행할 수 있었고 이탈리아에서 느꼈던 환대의 경험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프로젝트를 위해 조사한 내용 중 관광명소, 맛있는 로컬음식뿐만 아니라 지역 방문객 창출과 관광의 만족감 향상 요소에 지역주민의 환대를 포인트로 꼽은 자료가 있었는데 다인홈의 방문이 그러한 환대를 경험할 수 있게 해주었다.
우리의 파일럿 프로그램은 포천의 아이덴티티를 반영한 바베큐 파티를 통해 지역방문객을 만드는 행사였고 우리가 글로벌 스터디에서 만난 다인홈의 사례처럼 환대로 가득찬 소통의 시간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호의’와 ‘환대’는 해당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 단체, 기업과의 ‘연대’를 통해 극대화된다. 로컬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이 지역과의 협업을 통해 원-원하는 모델을 상상하며 이 글을 마치겠다.
<최재엽 예그린애드 대표>
지속가능한 리사이클 소재의 활용과 제작공정 혁신을 통해 탄소 배출량을 줄인 현수막, 배너 등 친환경 광고 용품을 제작하고 있다. 사용 후 버려지는 현수막을 업사이클 디자인 상품으로 제작하여 폐기물을 줄이는 순환 경제 디자인을 하는 혁신형(예비) 사회적기업 (주)예그린애드의 대표이사다. 아산 프론티어 아카데미 과정 중에는 지방소멸 문제를 지속 가능한 관계 인구를 창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로컬썸 프로젝트에 참여했다.